글쓴이 대빵
“하얗게 올라온 여드름을 보면 손이 먼저 가요. 짜고 나면 시원한데, 나중에 자국이 남을까 봐 걱정돼요. 병원에서 짜 주는 건 뭐가 다른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집에서 여드름을 짜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권하지 않습니다. 최근 여드름 진료 정리에서도 기본 생활 수칙으로 “뜯거나 짜지 않기”를 꼽습니다[1]. 짜는 습관은 여러 연구에서 여드름 흉터와 함께 나타나는 위험 요인으로 보고되었습니다[1, 2, 3].
위험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흉터 하나만이 아닙니다. 거울 앞에서 짜려는 그 뾰루지가 막힌 면포인지, 이미 염증이 생긴 여드름인지, 아예 원인이 다른 모낭염인지 집에서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겉모습이 비슷해도 필요한 처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1, 4, 5].
다만 “한 번 짜면 반드시 흉터가 생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짜는 행동만 따로 떼어 흉터를 만든다고 직접 증명한 연구는 아직 부족합니다. 이 글에서는 무엇이 확인되었고 무엇이 아직 불확실한지 나눠서, 집에서 짜는 것이 왜 위험한지와 병원 압출의 차이를 정리하겠습니다.
여드름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여드름은 크게 염증이 없는 여드름과 염증이 있는 여드름으로 나눕니다[1].
- 염증이 없는 여드름(면포): 모공이 피지와 각질로 막힌 상태입니다. 입구가 열려 검게 보이는 블랙헤드와, 입구가 닫혀 하얗게 솟은 화이트헤드가 있습니다[1].
- 염증이 있는 여드름: 막힌 모공 주변에 염증이 생겨 붉게 솟은 구진, 고름이 보이는 농포, 더 깊고 단단하게 만져지는 결절·낭종이 있습니다[1].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병원에서 압출하는 대상도 주로 염증이 생기지 않은 면포이기 때문입니다[1]. 붉고 아픈 여드름은 짜서 해결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드름처럼 보여도 모낭염일 수 있습니다
여드름과 비슷해 보이는 피부 질환은 여럿 있고, 그중 하나가 모낭염입니다. 여드름인지 가르는 가장 중요한 단서는 블랙헤드·화이트헤드 같은 면포가 함께 있는지입니다[1].
모낭염은 털이 나오는 주머니(모낭)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작은 붉은 돌기나 고름집처럼 보여 여드름과 헷갈리기 쉽습니다. 원인도 하나가 아닙니다. 세균 때문일 수도 있고, 피부에 원래 사는 효모균(말라세지아)이 늘어나 생길 수도 있으며, 감염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고름이 보인다고 모두 세균 감염인 것도 아닙니다[4]. 효모균 때문에 생긴 모낭염은 가려운 붉은 돌기와 고름집으로 나타나고, 피부과 전문가 권고문에서는 원인을 확인한 뒤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합니다[5].

이처럼 모낭염은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서, 손으로 짜는 것으로는 원인을 다룰 수 없습니다[4, 5]. 여드름과 모낭염을 어떻게 구분하는지는 여드름인 줄 알았는데 모낭염? 비슷한 뾰루지, 어떻게 다를까요? 글을 함께 읽어 보세요.
짜면 왜 흉터 걱정을 할까요?
여드름 흉터가 남을 위험은 여드름이 얼마나 심했는지, 얼마나 오래 조절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뜯거나 짜는 행동과 관련이 있다고 정리됩니다[1].
전문가들이 문헌을 검토해 만든 여드름 흉터 위험 평가 도구에도, 가장 심했을 때의 여드름 정도·여드름을 앓은 기간·가족력과 함께 여드름을 손으로 건드리는 습관이 네 가지 위험 요인 중 하나로 들어가 있습니다[2]. 태국 성인 여드름 환자 225명을 설문한 연구에서도 여드름의 정도와 함께 짜고 뜯는 습관이 흉터와 관련된 요인으로 나왔습니다[3].
다만 이런 연구는 함께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 줍니다. 여드름이 심한 사람일수록 더 자주 손을 대고, 심한 여드름 자체가 흉터를 남기기 쉽다는 점을 완전히 떼어 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짜면 무조건 흉터”라고 겁먹기보다, 흉터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습관이니 줄이는 편이 낫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자국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여드름이 지나간 자리에는 거뭇한 염증 후 색소침착이 남을 수 있고, 피부색이 짙을수록 더 뚜렷하고 오래갈 수 있습니다[1]. 성인 여성 여드름을 다룬 종설에서는 피부를 뜯는 습관이 2차 감염, 흉터, 색소침착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6]. 거뭇한 자국이 왜 생기고 얼마나 가는지는 염증 후 색소침착 글에서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집에서 짜는 것이 위험한 이유
집에서 안전하게 짜는 방법을 따로 권하는 진료지침은 이번에 확인한 자료 중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하면 짜도 된다”는 기준 대신, 집에서 손대면 위험한 이유와 경우를 정리하겠습니다.
- 무엇인지부터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면포인지, 염증 여드름인지, 모낭염인지는 겉모습만으로 헷갈리고, 진료에서도 필요하면 검사로 원인을 확인합니다[1, 4, 5].
- 붉게 부어 있고 아픈 여드름: 병원 압출도 주로 염증이 없는 면포를 대상으로 합니다[1].
- 깊고 단단하게 만져지는 큰 여드름(결절·낭종): 진료지침은 이런 큰 병변에 의사가 염증을 가라앉히는 주사(병변 내 스테로이드 주사)를 더하는 방법을 권합니다[7]. 짜서 해결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 흉터 가족력이 있거나 거뭇한 자국이 잘 남는 피부: 흉터·자국 위험 요인이 이미 있다면 손을 대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1, 2].
- 멈추고 싶은데 자꾸 손이 가는 경우: 아래에서 따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손이 가는 대신 할 수 있는 일도 있습니다. 순한 세정제로 하루 한두 번 부드럽게 씻고, 알갱이 스크럽이나 지나친 세안은 피합니다. 거뭇한 자국을 줄이기 위해 낮에는 모공을 막지 않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1].
병원 압출은 무엇이 다를까요?
병원 압출은 면포 압출기 같은 도구로 열린 면포와 닫힌 면포를 직접 빼내는 시술입니다. 바로 눈에 보이는 개선이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염증이 생기지 않은 면포 위주 여드름에서 보조 치료로 쓰이며 이 시술에 숙련된 의료진이 해야 한다고 정리됩니다[1].
보조 치료라는 말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드름은 재발이 잦은 만성 질환으로 다뤄집니다[1]. 이미 생긴 면포를 빼내는 것과 달리, 바르는 레티노이드는 새 면포가 생기는 것 자체를 줄이는 약입니다[1]. 그래서 진료지침이 강하게 권하는 중심 치료는 바르는 레티노이드, 과산화벤조일 같은 약이고, 필요하면 먹는 약을 함께 씁니다[1, 7]. 압출은 이런 치료와 함께 쓰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압출 효과가 오래가지 않고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면포가 빽빽한 환자에서 얼굴 반쪽씩 다른 치료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2주 간격으로 네 번 압출했을 때 면포가 줄었지만 함께 비교한 레이저 쪽이 더 많이 줄었습니다[8]. 한 기관에서 진행한 한 연구여서 레이저가 더 낫다고 일반화할 근거는 아니지만, 압출이 한 번에 끝나는 치료가 아니라 반복이 필요한 보조 수단이라는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짜는 걸 멈추기 어렵다면
여드름을 보면 참지 못하고 계속 뜯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태는 피부 뜯기 장애라는 이름으로 정신건강 분류에도 올라 있고, 여드름 자국과 흉터가 반복되는 젊은 환자에서 놓치기 쉽다고 지적됩니다[9]. 성인 32명을 나눈 작은 무작위 연구에서는 여드름 약에 2개월 동안 인지행동치료를 더했을 때 뜯는 행동과 피부 상태가 더 좋아졌습니다[10].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손이 자꾸 간다면 피부과 진료 때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세요.
짜고 싶은 여드름, 언제 병원에 가면 좋을까요?
짜고 싶은 여드름이 자꾸 생긴다면, 집에서 짜기보다 진료를 생각해 볼 때입니다. 병원에서는 소독한 도구로 면포를 빼내고, 크고 아픈 여드름은 짜는 대신 주사나 고름을 빼는 처치로 다룹니다[1, 11]. 특히 아래와 같다면 집에서 손대지 말고 진료를 받아 보세요.
- 하얗거나 까맣게 막힌 면포가 많아 자꾸 짜고 싶을 때: 병원에서는 소독한 도구로 면포를 빼내는 압출을 할 수 있습니다[11]. 압출은 보통 첫 치료가 아닌 보조 치료여서, 새 면포를 줄이는 바르는 약과 함께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1, 11].
- 짜고 싶은 여드름이 붉게 붓고 아프거나, 깊고 단단하게 만져질 때: 짜면 속 내용물이 피부 속으로 더 밀려 들어가 염증이 커질 수 있습니다[11]. 이런 여드름이 여러 개이거나 잘 가라앉지 않으면 진료를 받으세요. 큰 여드름에는 의사가 염증을 가라앉히는 주사를 놓거나 고름을 빼는 방법이 있습니다[7, 11, 12].
- 짠 자리가 점점 더 붉어지고, 뜨겁게 부으며 아파질 때: 직접 짜면 손의 세균이 들어가 감염될 수 있습니다[11]. 피부가 아프고 뜨겁게 붓는 것은 피부 속까지 세균 감염이 번지는 봉와직염의 증상일 수 있어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하고, 특히 붓기가 눈 주위로 번지면 더 서둘러야 합니다. 열이 많이 나거나 어지럽고 정신이 흐려지면 바로 응급실로 가세요[13].
- 면포 없이 털 주위로 고름집이 올라올 때: 여드름이 아니라 모낭염일 수 있습니다[1]. 모낭염은 세균·효모균 등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4, 5, 14].
- 짠 자리에 패인 흉터가 남기 시작할 때: 흉터 위험은 여드름이 오래 조절되지 않을수록, 그리고 뜯거나 짜는 행동과 함께 높아집니다[1]. 흉터가 생기기 시작했다면 미루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1]. 짠 뒤 남는 거뭇한 자국은 염증 후 색소침착 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 짜는 습관을 스스로 멈추기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9, 10].
집에서 여드름 제품을 써 보는 중이라도, 위와 같은 신호가 보이면 효과를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Take-home messages
- 집에서 여드름을 짜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권하지 않습니다. 짜는 습관은 여러 연구에서 여드름 흉터와 함께 나타나는 위험 요인으로 보고되었습니다.
- 짜려는 뾰루지가 면포인지, 염증 여드름인지, 모낭염인지 집에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모낭염은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 짜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 짜면 반드시 흉터가 남는다고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드름의 정도·기간과 함께 흉터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습관이니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 붉고 아프거나 깊고 단단한 여드름은 짜서 해결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큰 병변은 의사의 주사 치료 같은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 병원 압출은 염증 없는 면포에 쓰는 보조 치료입니다. 중심 치료는 새 면포를 줄이는 바르는 약이고, 필요하면 먹는 약을 함께 씁니다.
- 짜는 걸 멈추기 어렵다면 혼자 참기보다 진료 때 이야기해 보세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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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an C, Phinyo P, Yogya Y, Chuamanochan M, Wanitphakdeedecha R. Risk Factors Associated With Facial Acne Scarring in Thai Patients With Acne: A Cross-Sectional Study. 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2025;24(1):e16695. DOI: 10.1111/jocd.16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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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Tips to treat a deep, painful pimple. 2023년 10월 갱신. aad.org
[13] NHS. Cellulitis. 2024년 4월 검토. nh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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