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백 세럼에도, 보습크림에도, 번들거림을 줄인다는 제품에도 나이아신아마이드가 들어 있네요. 정말 이렇게 여러 곳에 좋은 건가요? 그렇다면 5%보다 10%, 20%를 고르는 게 낫지 않을까요?”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여러 피부 기능과 연결되는 비타민 B3 성분입니다. 피부톤뿐 아니라 보습·피부장벽, 피지, 잔주름에 관한 인체시험도 있습니다. 다만 제품 하나로 모든 고민을 똑같이 해결하는 성분은 아닙니다.
저는 먼저 내가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이 건조함인지, 잡티인지, 번들거림인지부터 정하는 것을 권합니다. 이유를 알고 나면 함량 숫자만 보고 고르는 일도 줄어듭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무엇이고, 왜 역할이 많을까요?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비타민 B3의 한 형태이며, ‘니코틴아마이드’와 같은 성분입니다. 특정 회사의 브랜드 이름은 아닙니다.
우리 세포는 나이아신아마이드를 이용해 NAD·NADP 계열의 보조물질을 만듭니다. 이 물질들은 세포가 에너지를 생산하고, 필요한 지방 성분을 만들고, 손상에 대응하는 과정에 관여합니다[1].

피부세포를 작은 작업장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작업장에서는 에너지를 만들고, 필요한 재료를 생산하고, 손상된 곳을 정비합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이런 여러 작업에 쓰이는 보조물질의 재료인 셈입니다.

이것이 여러 효과를 이해하는 공통 배경입니다. 다만 미백·보습·피지 감소가 모두 NAD 증가라는 한 경로 때문에 생긴다고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피부장벽 성분 생성, 염증 신호, 색소 전달에 관한 연구를 각각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조한 피부에는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피부 바깥 보호층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어 수분이 덜 빠져나가도록 할 수 있습니다.
피부의 가장 바깥쪽을 벽돌담에 비유하면, 피부세포는 벽돌이고 세포 사이를 채우는 세라마이드 등의 지방 성분은 틈을 메우는 재료입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세포실험에서 이런 지방 성분을 만드는 효소의 활성을 높였습니다. 건조한 피부에 바른 연구에서도 장벽 지방 성분 증가와 수분 손실 감소가 관찰됐습니다[2].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28명의 건조한 팔 피부에 2% 크림을 4~8주간 사용한 연구에서도 피부 수분량이 늘고 수분 손실이 줄었습니다. 다만 특정 크림의 보습 효과를 본 연구이므로 모든 2% 세럼에 같은 효과가 있거나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대신한다는 뜻은 아닙니다[3].
그래서 건조함이 주된 고민이라면 나이아신아마이드가 몇 퍼센트 들어 있는지만 보기보다, 보습제 전체가 내 피부를 편안하게 유지해 주는지를 먼저 보세요.
보습에 좋으면서 피지도 줄인다니, 모순 아닌가요?
피부장벽을 채우는 지방 성분과 피부 표면을 번들거리게 하는 피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장벽의 지방 성분은 바깥 피부세포 사이에 있고, 피지는 피지샘에서 나옵니다. ‘피부에 있는 기름’이라고 한데 묶으면 두 역할을 혼동하기 쉽습니다.
피지에 관한 인체시험은 2% 제품에서도 있습니다. 일본인 100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는 2% 보습제 사용군의 피지 배출률이 2주와 4주에 감소했습니다. 별도 백인 30명 시험에서는 6주 뒤 표면 피지량은 줄었지만, 피지가 나오는 속도의 감소는 뚜렷하지 않았습니다[4].
따라서 번들거림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세부 작용 경로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이 연구만으로 피지샘을 줄이거나 모공 자체를 축소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여드름에는 어떤 원리로 도움이 될까요?
피지뿐 아니라 염증 신호를 조절하는 작용도 연구됐습니다. 여드름균으로 자극한 피부세포 실험에서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염증세포를 불러 모으는 신호물질인 IL-8의 생성을 줄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염증 반응을 키우는 신호를 낮추는 작용이 관찰된 것입니다[5].
사람에게 4% 니코틴아마이드 겔을 8주간 사용한 소규모 시험에서도 염증성 여드름의 개선이 관찰됐습니다. 다만 76명이 등록하고 실제로 효과를 평가한 인원은 49명이었으며, 비교한 항생제와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동등한 치료 효과’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6].
저는 여드름이 잘 생기는 피부의 보조 관리 성분으로 생각하는 편을 권합니다. 통증이 있는 큰 여드름이 반복되거나 흉터가 생긴다면 화장품 농도를 올리며 기다리기보다 여드름 치료를 우선하세요.
미백은 색소를 어떻게 바꾸는 건가요?
대표적으로 연구된 작용은 색소를 담은 작은 주머니가 주변 피부세포로 전달되는 과정을 줄이는 것입니다[7].
피부에는 멜라닌이라는 색소가 있습니다. 이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세포는 표피 아래쪽에 자리 잡고, 가지처럼 뻗은 팔을 통해 주변 피부세포에 색소를 전달합니다. 색소를 담아 옮기는 작은 주머니가 ‘멜라노솜’입니다.
택배로 비유하면 멜라닌은 내용물이고 멜라노솜은 포장 상자입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세포실험에서 이 상자가 주변 세포로 전달되는 과정을 줄였습니다[7].

사람의 기미나 얼굴 색소반점에서도 개선을 관찰한 연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미가 있는 여성 27명에게 4% 크림을 사용한 8주 시험에서는 자외선차단제를 함께 사용하면서 색소 개선을 관찰했습니다. 이 결과를 모든 점이나 검버섯이 없어진다는 뜻으로 넓히지는 않아야 합니다[8].
잔주름과 피부결에도 도움이 되나요?
5% 제품으로 잔주름과 피부결 개선을 관찰한 인체시험이 있습니다. 백인 여성 50명이 12주 동안 얼굴 한쪽에는 5% 보습제를, 반대쪽에는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없는 같은 보습제를 사용한 연구입니다. 잔주름·피부결·색소반점·붉은 얼룩 등이 개선됐고, 관련 보고에서는 기기로 측정한 탄력 지표의 개선도 나왔습니다[9, 10].
이 연구는 화장품 회사가 지원하고 회사 연구진이 수행했습니다. 특정 제품과 대상에서 얻은 결과라는 점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깊은 주름이나 얼굴 처짐을 크게 개선하는 시술 효과, 모든 홍조의 치료 효과로 해석하지는 마세요.
왜 이런 변화가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피부장벽·보습과 세포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 등 여러 작용이 기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배양한 피부세포와 몸에서 분리한 피부조직 실험에서는 자외선에 따른 에너지 감소를 완화하거나 손상된 DNA의 복구를 돕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다만 이런 실험으로 실제 잔주름 개선의 원인이 모두 설명된 것은 아니며, 일반 세럼이 자외선차단제를 대신한다는 뜻도 아닙니다[11, 12].
역할이 많으면 고함량일수록 더 좋지 않을까요?
작용 원리가 다양하다는 사실만으로 10%나 20%가 더 좋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세포가 사용하는 재료라고 해서 많이 바를수록 모든 기능이 비례해서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본 2% 보습·피지 연구, 4% 기미 연구, 5% 잔주름 연구는 대상과 제품, 평가한 효과가 서로 다릅니다. 이 숫자를 한 줄로 세워 효능 순위를 매길 수는 없습니다.
10%가 들어간 제품의 임상시험도 있습니다. 기미 여성 50명을 60일간 관찰한 연구에서는 비타민 C 유도체와 히알루론산이 함께 들어간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그 결과를 10% 나이아신아마이드 단독 효과로 떼어내거나 5%보다 우수하다는 근거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13].
반대로 10%라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자극적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안전성 평가에는 10%까지의 따가움 시험에서 따가움이 관찰되지 않은 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함량과 함께 완제품의 구성, 내 피부에서의 효과와 불편함을 보아야 합니다[14].
그래서 저는 어떤 제품부터 고르면 좋을까요?
건조함이 가장 신경 쓰인다면
편안하게 쓸 수 있는 보습제부터 고르세요.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보습제를 고를 때 참고할 성분 중 하나입니다. 고함량 세럼을 추가하기 전에 세안 후 당김과 건조함이 잘 관리되는지부터 보세요. 보습크림을 발라도 피부가 당기는 이유도 함께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잡티와 얼룩진 피부톤이 고민이라면
저는 4~5% 제품 하나를 시작점으로 권합니다. 이 농도의 제품으로 색소 개선을 관찰한 인체시험을 참고한 제안입니다. 모든 효능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최적 농도라는 뜻은 아닙니다[8, 9].
자외선차단을 병행하면서 8~12주쯤 피부톤과 사용감을 재평가해 보세요. 연구의 관찰기간을 참고한 실용적인 기준입니다. 같은 조명에서 사진을 남기면 비교하기 쉽습니다. 변화가 부족하면 바로 농도를 올리기보다 자외선차단과 색소의 종류부터 점검하는 편을 권합니다.
번들거림이나 여드름이 고민이라면
실제로 번들거림이 줄고 피부가 편안한지를 기준으로 보세요. 2% 제품 연구도 있으므로 무조건 고함량을 고를 이유는 없습니다. 염증성 여드름이 반복되거나 흉터가 생기는 상태라면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보조 관리로 두고 치료를 우선하세요.
이미 10% 제품을 잘 쓰고 있다면
효과가 있고 불편이 없다면 유지하세요. 이 글을 읽고 굳이 5%로 바꾸실 필요는 없습니다. 잘 맞는 5% 제품을 숫자 때문에 20%로 바꿀 이유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새 제품은 한 번에 하나씩 추가하세요. 지속되거나 심한 따가움·붉어짐·가려움이 생기면 효과가 나타나는 신호로 참지 말고 중단하세요. 중단 후에도 계속되거나 반응이 심하면 진료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물이 나거나 벗겨진 시술 부위에는 일반 세럼을 새로 시험하기보다 안내받은 상처 관리를 먼저 따르세요. 정상 피부의 장벽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과 열린 상처에 사용해도 된다는 것은 별개입니다[15].
건조함에는 보습제부터, 잡티에는 4~5% 제품을 시작점으로, 반복되거나 흉터가 생기는 여드름에는 치료를 우선하세요. 잘 맞고 도움이 되는 제품은 유지하시면 됩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가장 높은 숫자보다 내 피부의 주된 고민에 맞춰 고르는 편이 좋습니다.
Take-home messages
-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여러 피부 기능과 연결되는 비타민 B3 성분입니다. 다만 모든 효과가 하나의 경로로 설명되거나 한 제품에서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 건조함에는 보습제 전체를, 잡티에는 4~5% 제품을 시작점으로 보세요. 번들거림에는 실제 유분 변화와 사용감을 확인하고, 반복되거나 흉터가 생기는 여드름에는 치료를 우선하세요.
- 잘 맞고 효과가 있다면 유지하세요. 함량 숫자만 보고 제품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 잡티 관리는 자외선차단과 함께 8~12주쯤 재평가하세요. 개선이 부족하면 함량보다 관리 방법과 색소의 종류부터 확인하세요.
- 지속되거나 심한 자극은 참지 마세요. 새 제품을 중단하고 피부가 편안한 관리로 돌아가세요.
참고문헌
[1] NI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 Niacin: Fact Sheet for Health Professionals.
[2] Tanno O, et al. Nicotinamide increases biosynthesis of ceramides as well as other stratum corneum lipids to improve the epidermal permeability barrier. Br J Dermatol. 2000.
[3] Soma Y, et al. Moisturizing effects of topical nicotinamide on atopic dry skin. Int J Dermatol. 2005.
[4] Draelos ZD, et al. The effect of 2% niacinamide on facial sebum production. J Cosmet Laser Ther. 2006.
[5] Grange PA, et al. Nicotinamide inhibits Propionibacterium acnes-induced IL-8 production in keratinocytes through the NF-kappaB and MAPK pathways. J Dermatol Sci. 2009.
[6] Shalita AR, et al. Topical nicotinamide compared with clindamycin gel in the treatment of inflammatory acne vulgaris. Int J Dermatol. 1995.
[7] Hakozaki T, et al. The effect of niacinamide on reducing cutaneous pigmentation and suppression of melanosome transfer. Br J Dermatol. 2002.
[8] Navarrete-Solís J, et al. A Double-Blind, Randomized Clinical Trial of Niacinamide 4% versus Hydroquinone 4% in the Treatment of Melasma. Dermatol Res Pract. 2011.
[9] Bissett DL, et al. Topical niacinamide reduces yellowing, wrinkling, red blotchiness, and hyperpigmented spots in aging facial skin. Int J Cosmet Sci. 2004.
[10] Bissett DL, et al. Niacinamide: A B vitamin that improves aging facial skin appearance. Dermatol Surg. 2005.
[11] Park J, et al. Nicotinamide prevents ultraviolet radiation-induced cellular energy loss. Photochem Photobiol. 2010.
[12] Surjana D, et al. Nicotinamide enhances repair of ultraviolet radiation-induced DNA damage in human keratinocytes and ex vivo skin. Carcinogenesis. 2013.
[13] Barbosa M, et al. Efficacy and Safety of Nicotinamide 10%, Associated with Magnesium Ascorbyl Phosphate 5% and Hyaluronic Acid 5%, Compared to Hydroquinone 4% in Women with Facial Melasma: A Randomized, Double-Blind, Controlled Clinical Trial. Clin Cosmet Investig Dermatol. 2024.
[14] Cosmetic Ingredient Review Expert Panel Final report of the safety assessment of niacinamide and niacin. Int J Toxicol. 2005.
[15] Goodman G, et al. Recommendations on Periprocedural Skincare for Energy-Based Dermatologic Procedures. Aesthet Surg J Open Forum. 2025.



답글 남기기